결혼식에는 재촬영이 없습니다. 그래서 첫 본식을 앞둔 촬영자가 정해야 할 기준은 화질보다 실패 확률입니다. FX3 2대에 렌즈와 짐벌까지 사면 1,000만 원을 넘기지만, 같은 세팅을 하루 빌리면 15~30만 원이면 됩니다. 2016년부터 부산에서 프로덕션과 장비렌탈샵을 함께 해 온 테이크투렌트가 실제 대여 기준으로 정리했습니다.
왜 첫 본식 10건은 사지 말고 빌려야 하나
렌탈은 첫 건부터 흑자가 나는 구조입니다. 본식 영상 시장에서 1인 2캠 상품은 70만90만 원대가 중심이고, 가성비형 4K 상품도 36만45만 원 선에 형성돼 있습니다. FX3 렌탈 시세는 24시간 기준 6만7만 원이라 2대를 빌려도 하루 10만 원 안팎입니다. 건당 40만60만 원을 받는 신인이라면, 렌탈비 15만~30만 원을 빼고도 남습니다.
구매는 계산이 다릅니다. FX3 2대와 24-70mm·70-200mm F2.8 줌, 짐벌까지 갖추면 초기 비용이 1,000만 원을 넘습니다. 격주 1건 페이스로는 본전까지 1년 가까이 걸리고, 그사이 예약이 끊기면 현금이 장비에 묶입니다. 월 3~4건이 안정적으로 들어온 뒤에 사도 늦지 않습니다.
본식 장비는 무엇을 기준으로 골라야 하나
기준은 하나입니다 — '최악의 순간'을 막는 이중화. 재촬영이 없는 현장에서는 좋은 컷을 더하는 장비보다 최악의 컷을 지우는 장비가 먼저입니다. 이중화가 필요한 지점은 세 곳입니다.
카드가 죽는 순간 — 듀얼 슬롯 동시기록
FX3는 CFexpress Type A와 SD(UHS-II)를 모두 받는 듀얼 슬롯이라, 같은 영상을 두 카드에 동시 기록할 수 있습니다. 카드 하나가 죽어도 예식은 남습니다. 일반 4K 촬영은 V90 등급 SD면 충분하고, CFexpress가 필수인 상황은 XAVC S-I 240fps 슬로모션뿐이라 카드 비용도 줄일 수 있습니다.
조명을 못 쓰는 어두운 홀 — 듀얼 베이스 ISO 12800
FX3는 S-Log3에서 베이스 ISO가 640과 12800 두 단으로 잡힙니다. 자동차의 저단 기어처럼 어두운 구간에서 갈아탈 두 번째 기준점이 있는 셈이라, 채플홀이나 피로연에서 감도를 올려도 노이즈가 급증하지 않습니다. 하객 시야 때문에 조명 설치가 불가능한 예식장에서는 이 스펙이 조명을 대신합니다.
서약이 안 들리는 순간 — 카메라 밖의 오디오
혼인서약과 축가는 카메라 내장 마이크로 못 건집니다. DJI Mic 2 같은 2TX+1RX 무선 시스템은 송신기 2개로 사회자 스피커 근처와 신랑 옷깃, 두 음원을 동시에 수음합니다. 전송거리 250m에 송신기 자체 내장 녹음이 남기 때문에, 수신이 끊겨도 백업이 확보됩니다.
왜 2캠이고, 두 대는 각각 무슨 일을 하나
국내 본식 촬영의 표준은 고정캠 1대와 무빙캠 1대입니다. 구인 공고에 "1인 2캠, 짐벌 우대"가 명시될 만큼 굳어진 관행입니다. 고정캠은 삼각대에 올려 단상 정면 풀샷을 처음부터 끝까지 물고, 무빙캠은 짐벌이나 핸드헬드로 신부 입장→행진→축가→플라워샤워 동선을 따라갑니다.
역할이 다르니 실패 모드도 다릅니다. 무빙캠이 흔들리거나 초점을 놓쳐도 고정캠 풀샷이 있으면 편집이 살아납니다. 2캠은 연출 기법이기 전에 보험입니다.
바디와 렌즈는 어떤 조합이 정석인가
FX3 2대에 24-70mm F2.8, 70-200mm F2.8 — 이 조합이면 본식은 커버됩니다. 24-70mm은 무빙캠에 물려 입장 워킹샷부터 원판(예식 후 단체 촬영) 스케치까지 담고, 70-200mm은 고정캠 쪽에서 단상 뒤 원거리 표정과 신부 입장 압축샷을 맡습니다.
두 바디를 같은 기종으로 맞추는 이유는 색입니다. 기종이 다르면 색과 노이즈 특성이 어긋나 2캠 교차 편집에서 티가 납니다. 피로연까지 이어지는 일정이면 F1.4~1.8 단렌즈 하나를 더해, 조도가 한 단계 더 떨어지는 공간에 대비합니다.
회당 15·20·30만 원, 예산별로 무엇을 빌려야 하나
| 회당 예산 | 렌탈 구성 | 막아주는 '최악의 순간' |
|---|---|---|
| 15만 원 안팎 | FX3 1대(무빙 메인) + 보유 크롭 바디(고정 서브) + 24-70mm F2.8 + V90 SD 2장 | 어두운 홀(ISO 12800), 메인 카드 사망(동시기록) |
| 20만 원 안팎 | FX3 2대 + 24-70mm F2.8 + 70-200mm F2.8 | 위 항목 + 두 캠 색 불일치, 원거리 표정 놓침 |
| 30만 원 안팎 | 20만 세팅 + DJI RS4 짐벌 + DJI Mic 2(2TX+1RX) + F1.4 단렌즈 | 위 항목 + 서약·축가 오디오 유실, 워킹샷 흔들림, 피로연 저조도 |
시세 감각을 잡아두면 견적이 빠릅니다. FX3는 24시간 6만7만 원, DJI RS4는 하루 4만5만 원 선이 국내 렌탈 시세입니다. 첫 1~2건은 15만 세팅으로 워크플로를 검증하고, 예약이 이어지면 20만·30만 세팅으로 올리는 순서를 권합니다.
첫 본식에서 무너지는 지점은 어디인가
솔로 웨딩 촬영의 사고는 대부분 장비가 아니라 절차에서 납니다. Adorama가 정리한 솔로 촬영 실수 목록도 같은 결론입니다. 국내 예식장 기준으로 옮기면 다섯 지점입니다.
- 화이트밸런스 불일치 — 두 바디를 오토 WB로 두면 샹들리에와 창가 광원이 섞이는 홀에서 각자 다른 색을 잡고, 2캠 편집이 무너집니다. 수동으로 같은 켈빈값을 넣습니다.
- 오디오 레벨 테스트 생략 — 식전 사회자 멘트로 실제 레벨을 확인하지 않으면 서약이 깨져 들어옵니다.
- REC 미확인 — 녹화 버튼을 눌렀다는 '느낌'만 믿다가 통째로 날리는 사고가 실제로 잦습니다. 확인은 화면의 녹화 표시와 타임코드 진행으로 합니다.
- 짐벌 밸런싱 부실 — 현장에서 렌즈를 바꾸면 밸런스가 무너집니다. 본식에 쓸 렌즈를 물린 상태로 전날 맞춰둡니다.
- 용량·배터리 계산 누락 — 4K 100Mbps 기준 시간당 약 45GB가 쌓입니다. 예식 2시간을 양쪽 백업으로 담으면 카드 4장이 기준입니다.
전날 수령 후, 무엇부터 세팅해야 하나
렌탈 세팅의 성패는 수령 당일 저녁에 갈립니다. 아래 순서대로 밟으면 당일 아침에는 전원을 켜고 확인만 하면 됩니다.
- 두 바디 픽처프로필(S-Log3)·켈빈값 수동 통일
- 듀얼 슬롯 동시기록 설정 후 테스트 녹화 → 두 카드 모두 파일 생성 확인
- 카드 전체 포맷, 바디당 2장·총 4장 용량 확인
- 배터리 완충 — 바디당 2~3개, 짐벌·마이크 포함
- DJI Mic 2 페어링 + 송신기 내장 녹음 ON
- 실제 말소리로 오디오 레벨 테스트
- 짐벌 밸런싱 — 본식용 렌즈 장착 상태로
- 프레임레이트 프리셋 저장: 식전·본식 4K 24p / 입장·플라워샤워 4K 60p / 부케토스 1080p 120fps
- 렌즈·센서 청소, 후드·짐벌 플레이트 체결 확인
- 예식장 도면·답사로 고정캠 위치와 동선 확정
첫 본식의 긴장을 줄이는 것은 결국 전날의 절차입니다. 장비는 빌리면 되고, 절차는 이 목록대로 밟으면 됩니다.
참고
- Sony FX3 헬프가이드(듀얼 베이스 ISO): https://helpguide.sony.net/ilc/2210/v1/en/contents/TP1000888939.html
- AlphaShooters — Sony FX3 Memory Card Guide: https://www.alphashooters.com/cameras/sony-fx3/memory-cards/
- DJI Mic 2 공식 페이지: https://www.dji.com/mic-2
- Adorama — 6 Mistakes You Could Be Making When Solo Shooting Weddings: https://www.adorama.com/alc/6-mistakes-you-could-be-making-when-solo-shooting-wedding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