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는 그대로인데, 사양이 올라간다" — BSC Expo 2026에서 무슨 일이
2026년 1월 28일, 런던에서 열린 BSC Expo 2026에서 소니는 새 바디를 깜짝 공개하는 대신 다른 카드를 꺼냈다. 자사 시네마 라인업 전반에 걸친 일련의 펌웨어 개선을 한꺼번에 시연한 것이다. VENICE 2 V4.1과 BURANO V3.0이 새로 발표됐고, 이미 예고됐던 FX6 V6.0과 FR7 V4.0의 프리뷰까지 무대에 올랐다.
핵심 메시지는 명확하다. 하드웨어를 교체하지 않고도 소프트웨어를 통해 카메라의 활용 범위를 넓히겠다는 것. 특히 VENICE 2는 V4.1에 이어 2026년 중 V5.0, 2027년 V6.0까지 로드맵이 공개돼, 현재 사용자가 장기적 가치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사양은 출고 시점에 고정되는 것이 아니라, 펌웨어를 통해 시간을 두고 자라난다 — 시네마 카메라 시장이 받아들이기 시작한 새 문법이다.
이런 흐름은 비단 소니만의 것은 아니지만, 한 브랜드가 라인 4종을 같은 시기에 동시에 끌어올린다는 점에서 이번 발표의 무게가 다르다.
BURANO V3.0 — 아나모픽과 라이브, 두 마리 토끼
가장 주목받은 것은 2026년 5월 도착 예정인 BURANO V3.0이다. 그동안 시네마틱·OTT 제작에 머물던 활용 범위를 넘어, 다큐멘터리·스포츠·라이브 이벤트 작업을 겨냥한 두 가지 새로운 이미저 스캔 모드가 추가된다.
시연된 포맷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풀프레임 아나모픽 렌즈를 위한 FF 5.8K 6:5 모드, 그리고 최대 120p의 S35c 3.8K 16:9다. 아나모픽 특유의 와이드한 화면비와 보케를 풀프레임에서 온전히 살릴 수 있게 됐고, S35 120p는 광고·스포츠 현장의 슬로모션 수요에 직접 답한다.
여기에 BURANO는 S700P 명령 호환성을 시연해 프레임레이트·셔터·채도의 원격 제어를 가능하게 했다. 멀티카메라 및 라이브 프로덕션 환경 통합이 한층 매끄러워진 셈이다. "시네마 룩"과 "라이브 운영"이라는, 종종 양립하기 어려웠던 두 영역을 한 바디가 넘나들 수 있게 된 것이다.
FX6 V6.0 — 'BIG6'와 Blackmagic RAW로 워크플로를 완성하다
1인·소규모 촬영팀에게 가장 체감이 큰 변화는 FX6 V6.0에서 나온다. FX6가 드디어 VENICE와 BURANO에 먼저 도입됐던 "Big Six" 메뉴 시스템을 받게 된다. ISO·셔터속도·프레임레이트 등 가장 중요한 6개 설정을 한눈에 확인하고 조정할 수 있는 이 인터페이스는, 현장에서 메뉴를 헤매는 시간을 크게 줄여준다.
그리고 자주 요청됐던 기능, Blackmagic RAW 녹화 지원이 2026년 3월 이 펌웨어와 함께 도착하는 것으로 확정됐다. 외부 레코더를 통한 BRAW 워크플로가 열리면, 후반 작업의 유연성과 색 보정 여지가 한층 넓어진다.
작은 바디 하나로 촬영부터 라이브뷰, 외부 녹화까지 끌고 가야 하는 환경에서 BIG6와 BRAW의 조합은 단순한 편의가 아니라 작업 동선 전체를 다시 짜게 만드는 변화다.
FR7 V4.0 — OpenTrackIO, 가상 프로덕션의 문이 열린다
2026년 2월 예정된 FR7용 V4.0은 가장 미래지향적인 카드다. 카메라 트래킹 데이터를 위한 새 SMPTE 표준 OpenTrackIO를 지원하는데, 단일 이더넷 연결만으로 타임코드·렌즈 메타데이터·완전한 6DoF 위치 정보를 서드파티 플러그인 없이 언리얼 엔진으로 직접 전송한다.
이는 LED 월 기반의 버추얼 프로덕션을 훨씬 단순하게 만든다. 복잡한 중계 장비 없이 카메라가 곧바로 엔진과 대화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소니가 함께 선보인 VENICE Extension System Mini, OCELLUS 카메라 트래킹 시스템, 그리고 콘텐츠 제작 시장을 겨냥한 팟캐스트 스튜디오까지 보면, 트래킹과 가상 제작을 하나의 생태계로 묶으려는 의도가 읽힌다.
부산·경남에서도 LED 월 스튜디오와 버추얼 프로덕션 수요가 조금씩 커지는 지금, OpenTrackIO 같은 표준화는 "먼 이야기"를 "다음 프로젝트의 선택지"로 끌어당긴다.
"빌려서 먼저 검증하라" — 업데이트 전후를 직접 비교하는 법
문제는 시네마 바디가 사기엔 부담스럽다는 점이다. 신기능은 당장 써봐야 하는데, 한 대의 가격이 만만치 않다. 이럴 때 합리적인 동선은 단기 대여로 업데이트된 사양을 먼저 검증한 뒤 프로젝트에 투입하는 것이다.
부산 센텀시티 인근의 Take2Rent(청춘필름)는 소니·캐논 등 카메라 19대를 비롯해 렌즈 28, 조명 42, 그립/짐벌/삼각대 35 등을 보유하고 있어, 바디뿐 아니라 아나모픽 테스트용 렌즈나 외부 레코더, 안정적 삼각대까지 함께 묶어 빌릴 수 있다. 매장 방문 수령이 기본이고 택배는 운영하지 않는 대신 매장 직원의 핸디캐리 직접 딜리버리도 가능하고, 재고가 있으면 당일대여도 된다(매일 09:00~22:00, 예약제 · 070-7174-2200 / 카카오채널). 새 펌웨어가 내 워크플로에 실제로 맞는지, 구매 전 손으로 확인해보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다.
이번 시즌, 펌웨어·신제품 한눈에
소니만 움직인 것은 아니다. 같은 시기 블랙매직은 URSA Broadcast G2와 PYXIS 카메라에 최대 10분 프리레코드를 추가하는 Camera 10.0 펌웨어를 공개했고, 어퓨처는 NOVA II 2x1 패널 픽스처를 모디파이어·마운팅 액세서리 생태계와 함께 선보였다.
공통된 흐름은 분명하다. 바디든 조명이든, 제품의 가치가 출고 순간에 멈추지 않고 소프트웨어와 생태계로 확장된다는 것. 이제 "무엇을 사느냐"만큼 "무엇이 어디까지 업데이트되느냐"가 장비 선택의 기준이 되어가고 있다. 다음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입장이라면, 신제품 발표보다 펌웨어 로드맵을 먼저 들여다볼 이유가 충분하다.
참고
- Sony firmware updates for BURANO, FX6, VENICE 2, FR7 and a7S III announced (CineD) — https://www.cined.com/sony-firmware-updates-for-burano-fx6-venice-2-fr7-and-a7s-iii-announced/
- Sony VENICE 2, BURANO, FX6, FR7 firmware at BSC Expo 2026 (YMCinema) — https://ymcinema.com/2026/01/28/sony-venice-2-burano-fx6-fr7-firmware-bsc-expo-2026/
- Sony at BSC Expo 2026 — full breadth of cine and content creation solutions (Sony EU Press) — https://www.sony.eu/presscentre/sony-at-bsc-expo-2026-full-breadth-of-cine-and-content-creation-solutions-plus-new-firmware-updates-on-show
- Sony BURANO, FX6, VENICE 2, FR7 and a7S III firmware updates explained (Sony Addict) — https://sonyaddict.com/2026/02/18/sony-burano-fx6-venice-2-fr7-and-a7siii-firmware-updates-explain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