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아나모픽 시장에 무슨 일이 있었나 — Astra·아이언스타·아르카나
2026년 아나모픽 렌즈에서 벌어진 변화는 '가격이 내려갔다'가 아니라 '오토포커스가 붙었다'입니다. 시루이(SIRUI)가 세계 최초 풀프레임 오토포커스 아나모픽 Astra(50·75·100mm, 전 구간 T1.8, 1.33x)를 대당 $849(약 120만 원)에 내놓으면서 시작됐습니다. 뒤이어 시루이는 아이언스타(IronStar) 1.5x 라인을 75·100·135mm까지 넓혔고, 7월 6일에는 15mm·75mm·150mm 매크로 시네 프라임을 정식 발표했습니다. DZO필름은 700g을 넘지 않는 하이브리드 아나모픽 **아르카나(Arcana)**를 대당 $1,099에 풀었습니다. 세 브랜드가 반년 사이에 겹쳐 들어온 겁니다.
아나모픽은 화면을 가로로 눌러 담는 스퀴즈 렌즈입니다. 촬영 때 세로로 압축해 기록하고, 후반에서 다시 늘려 2.4:1 같은 와이드 시네마 화면비와 특유의 가로 플레어·타원형 보케를 얻는 방식이죠. 문제는 이 룩이 늘 '사람 값'을 요구했다는 데 있었습니다.
왜 아나모픽엔 '초점 담당자'가 따로 붙었나
전통적인 아나모픽이 1인·소규모 현장에서 사실상 못 쓰는 룩이었던 이유는 단 하나, 전량 수동초점이었기 때문입니다. 스퀴즈 렌즈는 광학 구조상 초점면이 얕고 예민합니다. 배우가 몇 센티미터만 움직여도 초점이 흐르는데, 이걸 감독·카메라 오퍼레이터가 프레이밍하면서 동시에 잡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초점만 전담하는 포커스 풀러가 렌즈 링을 돌리며 붙어 있어야 했습니다.
스태프 한 명이 하루치 인건비이자 예약 스케줄입니다. 웨딩·행사·제품·유튜브처럼 인원을 늘리기 어려운 현장에서는 이 한 명 때문에 아나모픽 룩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2026년의 핵심은 시루이가 렌즈에 오토포커스를, DZO가 라이다 대응을 넣어 이 오래된 전제를 정면으로 깼다는 점입니다.
1.33x와 1.5x는 화면비와 룩에서 뭐가 다른가
스퀴즈 배율은 '화면을 얼마나 눌러 담느냐'이고, 이 숫자가 최종 화면비와 아나모픽 특유의 강도를 결정합니다. Astra의 1.33x는 16:9 센서를 크롭 없이 2.4:1 와이드로 복원하도록 설계됐습니다. 센서를 다 쓰고도 시네마스코프 화면비가 나오니, 해상도 손실 없이 와이드를 얻고 싶은 현장에 맞습니다. 대신 플레어·보케 같은 '아나모픽 티'는 상대적으로 은은합니다.
반대로 아이언스타와 아르카나가 택한 1.5x는 눌러 담는 정도가 더 큽니다.
- 1.33x (Astra): 16:9 → 2.4:1 무크롭 복원, 아나모픽 캐릭터는 절제된 편. 오토포커스 내장.
- 1.5x (아이언스타·아르카나): 타원형 보케·가로 플레어가 더 뚜렷. 아르카나는 배율을 넘어 '2x 아나모픽 캐릭터'를 노린 하이브리드 설계.
룩을 얼마나 강하게 넣을지가 곧 배율 선택입니다. 은근한 시네마 톤이면 1.33x, 존재감 있는 스퀴즈 룩이면 1.5x 쪽이 출발점입니다.
스펙과 가격을 한 표로 놓으면
숫자로 나란히 놓으면 세 라인의 성격이 갈립니다. Astra는 '가볍고 싸고 오토포커스', 아이언스타는 'PL 네이티브의 정통 시네', 아르카나는 '라이다 대응 하이브리드'입니다.
| 항목 | 시루이 Astra | 시루이 아이언스타 1.5x | DZO 아르카나 |
|---|---|---|---|
| 스퀴즈 | 1.33x | 1.5x | 1.5x(2x 캐릭터 지향) |
| 초점 | 오토포커스 내장 | 수동 | 수동(라이다 AF 대응) |
| T스톱 | T1.8 전 구간 | T1.9~T2.8 | T2.1 |
| 초점거리 | 50·75·100mm | 35·45·60·75·100·135mm | 32·45·75mm |
| 무게 | 약 620~720g | 약 1kg | 700g 미만 |
| 마운트 | 소니 E·니콘 Z·L | PL 네이티브+교체형 EF | PL 기본+EF/E/L 어댑터 |
| 대당 가격 | $849(약 120만 원) | 약 $1,000(약 140만 원) | $1,099(약 150만 원, 3본 세트 $2,899) |
Astra는 킥스타터 목표액의 100배 이상을 모으고 2025년 12월 15일부터 일반 소매에 풀렸습니다. 수요가 실제로 검증됐다는 신호입니다. 아르카나는 2026년 5월 초 출시, 아이언스타 신규 초점거리는 2026년 초여름에 추가됐습니다.
오토포커스·라이다는 1인 촬영에서 정말 쓸 만한가
2026년 조합의 진짜 시험대는 '오토포커스가 아나모픽에서 실전에서 버티느냐'입니다. 시루이는 Astra의 오토포커스가 포커스 풀러의 필요를 사실상 없애 1인 운영자·소규모 팀도 프로 시네마 촬영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합니다. 실제로 렌즈용 펌웨어는 2026년 7월 13일자로도 갱신됐습니다. 바디 호환과 AF 성능이 계속 손질되는 활성 라인이라는 뜻입니다.
DZO 아르카나는 방향이 조금 다릅니다. 렌즈 자체는 수동초점이지만 DJI 로닌 4D의 라이다 포커스 시스템과 호환돼, 카메라 쪽 거리 측정으로 자동초점을 태울 수 있습니다.
한계도 분명합니다. T1.8~T2.1의 얕은 심도에서 빠르게 움직이는 피사체를 물면 AF가 헌팅하거나 초점면이 미세하게 흔들릴 수 있고, 라이다는 로닌 4D 생태계에 묶입니다. '포커스 풀러가 아예 필요 없다'가 아니라 '많은 현장에서 없어도 굴러간다'가 정확한 표현입니다.
웨딩·행사·제품·유튜브, 뭘 골라야 하나
촬영 유형별로는 '오토포커스 의존도'와 '룩 강도' 두 축으로 고르면 실패가 적습니다. 움직임이 많고 재촬영이 안 되는 현장일수록 Astra의 내장 AF 쪽으로 기웁니다.
- 웨딩·행사: 재촬영 불가·핸드헬드 위주 → Astra(1.33x, AF). 50·75mm 두 개로 예식·연회 대부분을 커버.
- 제품·테이블톱: 삼각대 고정·수동초점 여유 있음 → 아르카나 또는 아이언스타. 근접에서 타원 보케·가로 플레어가 살아남.
- 유튜브·1인 인터뷰: 혼자 카메라·초점·진행 → Astra 75mm 단독. 앉은 인물 기준 AF만으로 운용.
- 뮤직비디오·단편: 룩을 강하게 → 1.5x 라인. PL 네이티브 아이언스타가 정통 시네 파이프라인에 맞음.
초점거리는 5075mm 구간이 가장 활용도가 높습니다. 표준준망원에서 아나모픽 압축감과 인물 분리가 동시에 나오기 때문입니다.
사기 전에 왜 빌려서 확인해야 하나
아나모픽은 스펙표로 결정할 수 없는, '룩 취향'을 눈으로 먼저 확인해야 하는 렌즈군입니다. 같은 1.5x라도 아이언스타의 블루/뉴트럴 플레어와 아르카나의 워터폴 보케·수평 플레어는 화면 인상이 다릅니다. 배율(1.33x/1.5x), 플레어 색, 보케 형태는 모니터로 봐야 자기 톤과 맞는지 판단이 섭니다.
가격도 만만치 않습니다. 3본을 갖추면 아르카나 세트가 약 400만 원, 아이언스타는 그 이상입니다. 한두 프로젝트 쓰고 취향이 어긋나면 손실이 큽니다. 스펙이 아니라 결과물로 고르는 렌즈일수록, 구매 전에 실제 바디에 물려 한 클립 찍어보는 것이 가장 확실한 검증입니다.
참고
- Digital Camera World — SIRUI Astra, 세계 최초 풀프레임 오토포커스 아나모픽: https://www.digitalcameraworld.com/cameras/lenses/these-are-the-first-ever-full-frame-anamorphic-lenses-with-autofocus-the-new-sirui-astra-lenses-deliver-a-bright-t-1-8-aperture-and-autofocus-in-a-surprisingly-light-package
- No Film School — SIRUI Astra Series: https://nofilmschool.com/sirui-astra-series
- CineD — SIRUI IronStar 75·100·135mm 추가: https://www.cined.com/sirui-ironstar-anamorphic-line-adds-75mm-100mm-135mm-lenses-to-series/
- Digital Camera World — DZOFilm Arcana 아나모픽 시리즈: https://www.digitalcameraworld.com/cameras/lenses/dzofilm-arcana-is-a-sub-700g-anamorphic-cine-lens-series-built-for-modern-filmmakers